삼국유사, 정사와 야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록
대학교 1학년 때 고대사를 수강하면서 교수님이 가장 먼저 추천한 책이 삼국유사였다. 당시엔 삼국사기가 더 공식적인 기록이라 여겼지만, 삼국유사는 오히려 ‘이야기’처럼 읽히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그 뒤로 여러 번 읽으면서 느낀 건, 이 책이 단순한 야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삼국유사란 무엇인가?
삼국유사는 고려 후기 승려 일연이 집필한 역사서로, 삼국시대의 문화·불교·설화를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단순한 왕조 연대기가 아니라, 구비전승된 민간 신앙과 설화, 불교 전래사 등을 함께 담고 있어 ‘이야기 속 역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
정사와 야사의 차이, 삼국유사는 어디에 속할까?
보통 정사는 왕이나 관료 중심의 국가 공식 기록을 뜻하고, 야사는 민간에서 구술되거나 비공식적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형태를 말한다. 삼국유사는 이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삼국사기가 빠뜨린 민간 설화나 불교 기록들을 보완하면서도, 역사적 연대기와 사건을 일정 부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사보다 중요한 야사의 가치
삼국유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고구려의 건국 신화, 신라 화랑의 유래, 불교 전래 초기의 에피소드들은 정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단순한 문학적 흥미를 넘어서, 한 사회가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사료이기도 하다. 정사와 야사의 차이는 단순히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각의 차이에 있다.
삼국유사 속 실제 사례,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창
대표적인 예가 단군신화다. 삼국유사에는 단군왕검이 최초의 조선 건국자로 등장한다. 이는 공식 사서인 삼국사기에는 없는 내용이다. 그래서인지 후대에는 이 기록을 바탕으로 민족 정체성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처럼 야사가 때로는 정사보다 긴 생명력을 가지는 이유는 그 내러티브에 있다.
개인적으로 삼국유사를 어떻게 읽었는가
나는 이 책을 단순히 역사로 읽지 않았다. 한 편의 고대 단편소설 모음집처럼 느껴졌고, 실제로 현대 시각으로도 여전히 통하는 인간 이야기들이 많았다. 삼국유사를 통해 알게 된 역사들은 오히려 교과서보다 오래 기억에 남았다.
마무리하며
삼국유사는 단지 정사와 야사의 중간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역사 기록’이다. 시대를 넘어서는 사유와 신념, 상상력이 담긴 이 기록을 통해 우리는 더 풍부한 역사 해석의 가능성을 얻게 된다. 고대사를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반드시 거쳐야 할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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